2022. 12. 3. 18:23ㆍ백두대간
- 산행일시 : 2009. 7.11~12 (토요무박)
- 코 스 : 늘재ㅡ밤티재ㅡ문장대ㅡ신선대 휴게소ㅡ입석대ㅡ천황봉ㅡ피앗재ㅡ형제봉ㅡ갈령 삼거리
ㅡ 못재ㅡ 비재(남진)
- 산행거리 : 24.5km
- 산행시간 : 13 시간
새벽3시부터 빗속을 헤치고 대간길에 올랐다.
헤드랜턴을 밝히고 2시간동안 어둠속을 헤메고 내려오니 밤티재다.
밤티재부터 문장대 구간은 위험구간이라 출입통제구역이다.
이제까지 다녀본 산행구간중 여기같이 원시적인 구간은 처음이다.
대간팀들이 임시 메어 놓은 밧줄에 의지하여 암반구간을 통과해야 한다.
바위를 타다보니 3km쯤을 통과하는데 3시간 이상이 걸린 듯 하다.
철사다리 놓아 등산로를 정비하지 말고 계속 이렇게 자연그대로가 유지되기를 바랄뿐이다.
8시쯤 문장대를 지나 비를 맞으며 주먹밥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팩라이트 자켓에 방수방지를 입고 방수등산화를 신으니 빗길이라도 물이 스미지 않는다.
9시간쯤 걸려 천황봉을 지나 형제봉에 도착할때까지 등산화에 물이 스미질 않아 걸을 만 했다.
그러나 10시간쯤이 지나면서 부터 바지에도 등산화 속에도 물이 스미기 시작했다.
동행하던 48년생 누님도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 걷지를 못한다.
다행이 응급약으로 준비해온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상태가 호전되었다.
새벽3시부터 10시간 동안 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모두 한계점에 도달한 느낌이다.
힘들게 갈령삼거리에 도착하니 오후 3시다.
여기서 힘든 사람은 하산해도 되지만 중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포기하면 비재까지 구간은 언제 다시 올는지 기약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함께한 일행중 4명이 비재까지 완주하기로 했다.
4시까지 하산을 완료해야 하므로 3.8km를 1시간내에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사력을 다해 앞으로 내 달렸다.
그러나 체력이 고갈되어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아침 8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아직까지 점심을 못먹었기 때문이다.
할수 없이 못재 전 헬기장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허겁 지겁 점심식사를 했다.
도시락과 반찬은 우산을 씌워 놓고 장대비를 맞으며 식사하는 맛도 그만이다.
그리고 폭우로 도랑물이 되어 흐르는 등산로를 계속하여 뛰었다.
오르 내림을 서너번쯤 반복하니 드디어 비재다.
비재에 도착하여 30분쯤 지나니 후미에 쳐진 3명이 도착했다.
이제 나도 서서히 걷기에 중독이 되어가나 보다.
숨이 턱까지 차도록 걷고 난후 찾아오는 희열감이 마운틴오르가즘이다.
몸을 혹사하여 맑은 영혼을 찾을 수 있는 곳이 산이다.
그곳에 내가 갈 수 있으니 난 참 행복하다.
문장대 아래 헬기장에서
문장대 전망대에 올라서니 바람소리가 섬짓하다.
마치 산신령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속리산의 명물 고릴라 바위
두분은 환갑이 넘었으나 산행실력은 우리가 못따라 갈 정도다.
나도 10년후에 저렇게 왕성하게 산을 탈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천황봉 정상석은 서있던 자국만 남아 있다.
일제의 잔재을 없애기 위해 천왕봉으로 고쳐서 다시 세우려나 보다.
충북 알프스 구병산이 멀리 보인다.
형제봉에는 동행한 누님이 종아리에 경련이 일어나 나 홀로 올랐다.
형제봉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하산 완료후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는 일행들
하산 완료후 식당에 들러 젖은 옷을 갈아 입고 삼결살에 소주 한잔으로 하루 피곤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