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진도편)

2022. 11. 5. 23:15국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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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6.17~6.18) 

해외여행을 한번 가보려고 아껴 두었던 휴가(장기재직휴가)가 이번 달 내로 쓰지 않으면 무효가 된다

직장 선배와 그의 친구 3명과 17일 아침 8시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진도행 우등고속버스를 탔다

처음 타보는 우등고속버스는 정말 자리도 넒직하고 편안했다.

선거업무 및 요 며칠간의 과음으로 피곤한 몸이 쉬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난 의자를 뒤로 제끼고 다리를 펴 종아리를 올리고 골아 떨어졌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두 번 쉬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잠만 잤다.

강남터미날을 출발한 고속버스는 5시간30분을 조금 넘겨 진도에 도착했다

진도가 고향인 선배친구가 공사현장감독으로 진도에 내려가 있기에 그집에서 머물며 조도(다도해국립해상공원)도 구경 할 겸 진도를 택했다

진도터미날에 마중 나와 있던 선배친구가 시원한 콩국수를 대접해 주어 시장기를 느끼던 참에 맛있게 점심을 대접받았다.

 

갖고 갔던 짐들을 선배친구 집에 내려놓고 선배친구 승용차에 탔다

진도 구석구석을 구경시켜 주겠단다

승용차에 6명이 타고 다녀도 시원한 불어주는 바람 덕에 불편한 줄 모르겠다

창밖에 펼쳐지는 풍경은 한폭의 동양화 보다 더 나은 듯해 보인다

야트막해 보이는 산들이지만 기암괴석들로 이뤄진 곳이 많아 산들을 오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오늘은 나 혼자가 아니고 일행들이 있기에 보는 것 만으로만 만족해야 될 것 같다

 

얼마를 달렸을까 큰 건물이 몇 채 보이고 조금만 동력선이 시동을 켠다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배에 오르고 막 떠나려 한다

어디 가느냐고 물으니 전복양식장에 간다기에 우리도 좀 타자고 했더니 전복을 사는 사람들만 태워 준다기에 우리도 맛좀 보자며 동승을 했다

 

5분여를 달려 양식장에 도착했다 바다 깊이가 20미터는 넘는다 하니 떨어질까 아찔하다.

먼저 탄 일행들이 전복 10만원 어치를 산다.

양식장 망을 들어 올리니 전복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다시마를 먹이로 넣어 준단다

그러니 다시마 양식하기가 전복양식 하기보다 힘들다고 한다

3년쯤 자란 전복 30여 마리를 따주는 것 같다

우리도 10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몇 마리를 시식하라구 잘라준다

좋은 안주를 두고 소주가 없어 아쉬워 하던 참에 다른 일행 아주머니가 소주 한병을 건네 주면서 드시란다

얼마나 고마웠던지 지금 만나면 몇배로 보상하고 싶다

뭍으로 나와 주인 아저씨는 우리들을 내려 주고 배는 다시 양식장으로 떠난다

주인 아주머니에게 우리가 전복을 좀 먹게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전복을 썰어서 내놓는다 소주가 없다하니 아주머니가 여기저기를 뒤져 몇병을 구해다 준다

전복죽은 많이 먹어 봤어도 날전복은 처음 먹어 보지만 난 그날의 전복 내장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전복 내장은 색깔이 불그 적적하고 물컹하여 비위가 약한 사람은 싶게 먹을 수 없은 듯 하다

일행중 2명도 내장을 먹고 위아래로 탈이나 고생하는걸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날 마당에서 놀고 있는 진도개가 있어 주인 아주머니에게 이름을 물어보니 머뭇거리 더니 “초복”이란다.

밤에 양식장을 지키려고 기른다는데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평선 저 멀리 보이는 두개의 섬이 손가락, 발가락 섬이란다

이름들을 어찌 그렇게 그럴듯 하게 지었는지.....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풍광은 어느 관광지 못지 않다

전망대도 여러군데 만들어 놓고 이 아름다운 경치를 우리만 즐기고 있다는게 좀 아깝다는 마음이 든다

한편으론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아 좋다는 생각도 든다

해안선을 뒤로하고 전망좋은 급치산을 잘 닦인 도로를 따라서 올랐다

급치산 맞은편 능선은 꼭 설악산 한 능선같이 보인다

진도여행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면 이 산들을 모두 걸어서 올라가고 싶다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동영상은 오래 눈에 담아 놓고 싶다.

 

한참 해변길을 달리다 보니 진도 앞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국립남도국악원이 현대식 건물로 웅장하게 들어서 있다.

언 듯 보기에 진도 인구에 비해 너무 그 규모가 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국립국악원 건너 휴식처 에서)

 

진도버스터미날 부근에도 진도종합예술회관이 현대식 건물로 들어서 있고 진도읍성 부근에 진도무형문화재인 싯김굿보존회관도 있고 첨찰산 아래 쌍계사 입구에 운림산방도 있고 진도는 예술,예향의 땅인 것을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분위기다

 

국립국악원을 뒤로하고 시원하고 한적한 페이브먼트를 얼마 달려 남도 석성에 도착했다

(남도석성앞 마당에서)  

 

겉 모습은 그런데로 깨끗한데 성안을 들여다 보니 너무 지저분하다

순천 낙안읍성에 비교하면 않되겠지만 성안에는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는데 예산 투자를 하지 않아 정비가 되지 않은 듯 하다

 

진도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섬이라 그런지 이곳저곳 볼거리가 많은 편이다

(제주도 → 거제도 → 진도 → 강화도 순)

45개의 유인도와 185개의 무인도 등 230개의 섬이니 다 둘러 보려면 며칠도 모자랄 것 같다

 

남도석성을 뒤로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매년 2차례 바닷물이 갈라지는 의신면 모도리 앞바다에 도착했다

 

(뽕할며니의 애닯은 전설이 담긴 석상앞에 서니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든다)

 

이곳에서는 매년 2차례(음력 3, 7월)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서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40m에 달하여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 사이의 2.8㎞의 갯벌이 드러나 바닷길을 체험하기 위하여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의신면 모도리 전경)

 

 요즘 계절이 낮 길이가 제일 긴 시기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서울에서 8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5시간 30분 걸려 진도까지 와서 진도구경을 왠 만큼 다했는데도 아직 어둠은 진도를 찾지 않는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은 이만 여행을 줄이기로 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진도군청 주변를 둘러보았다

진도읍성에 올랐다

웅장했던 읍성은 지금 현재 150m 밖에 남지 않았다

이 큼직막 한 돌들을 어디서 다 구했을까

옛 선조들의 땀 흘리는 모습이 눈에 아른 거린다

읍성 옆에 싯김굿보존회관도 보인다

이 싯김굿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이곳 진도에서 잘 보존되고 있다

 

7시쯤 다도해국립해상공원인 조도로 관광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8시즘 팽목항에서 조도행 첫배를 탔다

배삯은 편도로 1인당 3,000원 자동차는 기사 포함 14,000원 이다

팽목항에서 조도까지 30~40분 걸려서 도착한다

오랜만에 배를 타고 넓은 바다에 나오니 가슴에 맺힌 그 무엇인가가 바닷물에 씻기어 나가는 기분이 든다.

팽목항에서 바다낚시 간다는 진도에 사는 일행 친구형을 만났다

11시30분에 낚시배가 포구에 들어오니 그시간에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오늘 싱싱한 활어회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 느낌이든다

그분과 헤어진 후 상조도 도리산(210m) 전망대에 올랐다

(멀리 상조도와 하조도를 연결해주는 연육교가 보인다)

 

조도는 154개의 섬으로 구성되어있다(무인도119, 유인도34)

도리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다도해 경치는 국립해상공원 이름 그 자체다

도리산 전망대 안내판에 의하면 관매도의 관매팔경 경치가 환상적이라는데 그곳까지 가려면 배시간이 잘 맞지를 않는다

다음을 기약하는 방법이 제일 좋을 듯하다

 

 

 

아쉬운 도리산 전망대를 내려오는 아스팔트 도로위에 톳을 말리는 광경들이 자주 눈에 띤다

전량 일본으로 수출하는 고급 해산물이다

톳을 말리는 비릿한 냄새가 조도 전체를 뒤덮는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상조도에서 연육교를 건너 하조도에 접어든다

일행 중 나와 직장 선배를 돈대봉 등산로에 내려놓고 다른 일행들은 조도관광을 하기로 했다

왕복 1시간30분 정도면 충분 할 것 같아 일행들과 헤어지기 전 시간약속을 했다

등산로 초입에 보리를 말리는 할머니가 있기에 길을 물었더니 이 길로 등산로라 일러준다

조금 더 올라가니 사람들이 안다녀서 그런지 등산로가 희미해진다

잡목은 제 멋데로 자라나 앞길을 막는다

그래도 야트막한 산이니 능선의 나오면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한발한발 내밀때 마다  앞이 더 안보인다

다시 내려갈 수도 없고 그간 많은 산을 다녔지만 정말 진퇴양란이다

가시덩굴에 온몸이 뜯기고 땀은 주체 할 수 없이 흐른다

구름위를 걷는 듯 가시덤불 나무위를 걸을 때도 있다

아 ―

신음소리가 절로 난다

조도외곽 관광을 떠난 일행들이 얼마나 부러운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지금 되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나자고 한 시간이 거의 다 되서 연락이 온다

아직 정상을 다 못 올라갔으니 약속시간 보다 늦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능선에 오르느라구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뒤로 보이는 좋은 경치도 마다한 채 정상근처 바위에 넋을 잃은채 바위에 앉아 흘린 땀을 식혀야 했다.


 

정신을 차리고 정상에서 바다를 배경삼아 한 컷 찍는다

정상에서 잠시 쉬면서 온몸을 살피니 제데로 된 곳이 별로 없다

손등은 가시덩굴에 여기저기 상처투성이고 등산복도 가시덩굴에 걸려 올이 여기저기 풀렸다

 

오늘 돈대봉 등산은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 될 것만 같다

이 벽지 산길에도 산을 오르는 한 팀이 있었다

어디로 올라왔냐고 물으니 하산 길을 안내해준다

안내해준 길은 신작로 같은 길이다

이 길로 올라왔다면 30분 정도면 충분히 올라왔을 길이다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뛰다시피 하산 길을 재촉했다

다행이 그쪽 팀들도 배가 들어오지 않아서 지금까지 기다리다 방금 도착했다고 하여 덜 미안하다

고생했던 얘기를 해주니 자기들이 안 올라갔던 것이 천만다행이라 한마디씩 한다

 

잠시후 낚시질 나갔던 고깃배가 들어왔다.

피문어, 우럭, 아낙고 등을 풀어 놓는다

자리를 잡고 앉는 사이 피문어 두 마리가 빠르게 삶아져 나온다

산에서 고생을 해서 그런지 문어가 그렇게 입맛을 당긴다

금방 건져 올린 것이라 그런지 한층 맛이 더하는 것 같다

패트병 소주에 문어를 먹물에 듬뿍 묻혀 안주로 먹으니 술이 취하지도 않는다

여행중 맛있는 먹거리가 제일 기억에 남는건 나만은 아닐 것 이다

 

2시30분 쯤에 진도로 나가는 배를 탔다

4시가 다되어 숙소에 도착했다

샤워를 하고 나니 온몸이 나른해 마루바닥에 뻗는다

이렇게 편할 수가 있을까

진도여행을 마치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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