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9. 16:34ㆍ100대명산
♧ 산행장소 : 민둥산(정선)
♧ 산행일시 : 2007. 10. 13(토)
♧ 산행코스 : 증산초교-민둥산억새-정상-지억산-화암약수
♧ 산행거리 : 15km
♧ 산행시간 : 6시간(점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일 행 : 영찬, 상만, 다은, 영아, 태장(5명)
4시 30분 기상하여 마누라가 챙겨주는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챙겼다.
5시 30분 백석역에서 전철을 타고 양재역에 도착하니 7시다.
7시 20분 안전산악회 버스를 타고 복정역에서 일행과 합류했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휴게소에 들러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또 먹었다.
미역국에 멸치고추볶음이 맛깔스럽다.
산행하는 날은 소화가 잘되어 과식을 해도 무리가 없다.
오늘은 우리일행이 5명이라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봉고차에 따로 탔다.
우리만의 공간이 마련되어 참 좋다.
간식도 함께 나누어 먹으며 지루하지 않게 갈 수가 있었다.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차가 막힌다.
그래서 여주휴게소를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돌아서 갔다.
제천 박달재는 이제 터널이 뚫려 울고넘을 필요가 없다.
영월을 거쳐 정선 민둥산 입구에 도착하니 11시 30분쯤이다.
들머리인 증산초교에서 날머리인 정선군 동면 화암약수까지 약15km다.
정상까지는 40도 가까이 되는 경사에 내리막 한번 없는 오르막길이다.
그래도 등산로에는 억새축제기간이라 가족단위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1시간쯤 오르니 억새가 보이기 시작하고 저멀리 강원랜드도 보인다.
가을의 시작이 단풍이라면 가을의 절정은 억새다.
사실 억새꽃은 홀로 있을 때는 밋밋한 풀처럼 볼품이 없다.
하지만 무리지어 있을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솜 같은 꽃이 바람에 흩날리고 햇빛을 받아 반짝일 때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민둥산은 산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정상에 나무 한 그루 없는 산이다.
수십만평에 달하는 정상 일원이 온통 억새밭으로 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유는 예전에 나물이 많이 나게끔 매년 한 번씩 불을 질러왔기 때문이란다.
나무 한그루 제대로 없는 이 까까머리 산에 가을이 되면 흰 꽃이 핀다.
마치 거대한 왕릉처럼 생긴 능선에 은빛의 억새 바다가 펼쳐진다.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억새밭은 가을 등산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정상에 가까워짐에 따라 억새는 점점 촘촘해진다.
어른의 키를 넘는 억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사진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상에서 지억산 쪽 능선까지 펼쳐진 억새는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억새에 부딪쳐 부서진 햇살은 눈이 부실 지경이다.
밋밋하게 생긴 볼품 없는 민둥산에 이런 절경이 숨어있다니!
오르며 흘렸던 땀방울을 보상해 주고도 남을 만큼 경이로운 풍광이다.
정상주변은 수많은 인파로 혼잡하기 이를데 없다.
정상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1열로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정상을 좀 지나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며 정상주도 한잔씩 했다.
하산길에는 동남쪽으로 백두대간 줄기인 함백산 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8km 하산길은 억새꽃을 제외하면 산행 그 자체로는 매력이 없다.
불암사를 지나면서 개울을 낀 화암국민관광단지다.
잘 정돈된 도로변에는 물레방아도 있고 돌로 쌓은 쌍탑도 있다.
정선출신인 프로권투 84년 세계쳄피언 전주도탑도 있다.
계곡이 끝나는 곳에는 유명한 화암약수가 있다.
계곡길이 정돈이 잘 되어 단풍만 물들면 호젓한 데이트 코스가 될 것 같다.
동강의 지류인 동대천에 도착하니 17시가 다되어 간다.
멀리 보이는 산악회 버스를 찾아가니 식사와 술이 준비되어 있다.
얼큰한 생선탕에 반주로 마시는 소주 한잔의 맛이 그만이다.
사장님 사모님이 손수 만들어 내는 생선탕맛은 언제나 일품이다.
귀경차량에서는 서로 친숙해져 남녀가 쌍으로 앉았다.
내짝은 감성이 풍부하고 애교가 넘쳐흐르는 영아가 되었다.
중간 휴게소에서 소주도 한병 사서 둘이 대작도 했다.
취기가 오른 그녀는 산행의 피곤함으로 금새 내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상만은 다은과 뒷자리에 앉아 서로 서먹해 하니 우리가 무안할 따름이다.
영찬은 조수석에 앉아 기사를 즐겁게 해 주어야 했다.
영월 제천 충주를 지나 양재역에 도착하니 10시쯤 되었다.
단풍철인데도 큰 막힘 없이 수월하게 서울에 도착 할 수가 있었다.
일산 집에 도착하니 23시가 좀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