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공룡능선

2022. 11. 13. 18:27100대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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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장소 : 설악산 공룡능선

♧ 산행일시 : 2008. 6. 6(금)~6.8(일)  

♧ 산행코스 : 용대리-백담사-영시암-오세암-마등령-나한봉-1275봉-신선봉

                     - 무너미고개-양폭산장-비선대-외설악 소공원 

♧ 산행거리 : 21km

♧ 산행시간 : 18시간 

♧ 동 행 자 : 영찬,봉근,희자,현순,미팅,들꽃(6명)

 

 아침 8시가 되어 잠실역 1번출구에 일행 7명이 모였다.

9인승 카니발에 배낭을 싣고 7명이 타니 적정한 인원이다.

멀미 하는 사람이 많아 서로 앞자리 다툼이 심하다.

3일 연휴 첫날이라 팔당대교 못미쳐에서 부터 차가 밀린다.

검단산밑 우회로를 통해 팔당댐을 넘으니 금새 양평이다.

양평을 빠져 나갈 때 좀 막혔지만 그다음 부터는 막힘 없이 잘 달린다.

용대리에 12시쯤 도착하여 산채비빔밥과 청국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13시쯤 백담사행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300m 이상 긴줄이 서있다.

3일 연휴로 인파가 장사진을 친 것이다.

오늘 저녁 오세암에서 편히 잠자기는 틀린 듯 하다.

 

1시간쯤 기다려 1인당 1,800원씩 주고 백담사행 버스를 탈 수가 있었다.

아름다운 백담계곡을 단 10여분에 걸쳐 차로 달리니 그맛을 잘 모르겠다.

찻길이 생기는 바람에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기회가 없어진 것이다.

백담사에 들러 전두환 전대통령이 기거했던 방 등을 잠시 둘러 본다.

 

 

백담계곡을 끼고 영시암까지 가는 길은 정비가 잘되어 있어 산책로 같다.

계곡에서 휴식을 취하며 1시간 30분쯤 걸려 영시암에 도착했다.

영시암은 조그만 암자로 별 볼것이 없어 그냥 지나쳤다.

 

 영시암을 지나서 봉정암과 오세암으로 가는 길이 갈린다.

우리는 좌측길 오세암 가는 길로 향했다.

 

 오세암 가는 길에 들어 서니 산행객이 덜 분빈다.

가끔씩 무리 지어 오르는 불자로 보이는 60대 보살님들이 눈에 띤다.

오세암 가는 길은 큰고개를 두개 넘어야 한다.

영시암에서 1시간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다.

 

오세암에 도착하니 17시가 좀 넘었다.

 

 

한참 줄을 서서 기다려 미역국에 오이무침으로 저녁을 해결했다.

 

그런데 잠자리가 문제였다.

우리는 인원이 얼마 안돼 예약을 받아 주지 않아 지금 방을 배정받아야 한다.

그런데 정원이 300명인데 900명이 벌써 입실하여 빈자리가 없단다.

사정하여 1인당 1만원씩 보시를 하고 겨우 방을 배정 받았다.

배정받은 6호실 방으로 가보니 모두들 벽을 기대고 앉아 있다.

우리는 기댈 벽도 없어 겨우 방가운데에 쭈구리고 앉았다.

정원이 10명정도인데 33명이 들어가 앉으니 다리 뻗을 곳도 없다.

벽을 기대고 앉은 사람들은 자리를 뺏길가봐 화장실도 못갈 판이다.

 

앉아서 자려니 잠을 한숨이나 잘수 있을지 이밤이 암담하다.

수도승처럼 고행의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

외부 스피커에 흘러나오는 예불소리로 쉽게 잠도 오지 않는다.

답답해서 방을 나와 식당으로 가서 국물과 파래무침에 소주를 마셨다.

취기를 빌려 잠을 청하려고 좀 많이 마셨다.

취기가 오르니 심야의 산사에 퍼지는 불경소리가 처량하면서 아름답다.

22시 취침시간이 되어 방에 돌아와 보니 이젠 앉을 자리도 없어졌다.

어떻게 겨우 삐집고 들어가 앉으니 여기 저기서 불만이 터진다.

왜냐하면 옆에는 빈방이 3개가 있었기 때문이다.

밤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을 위해 예비용으로 남겨 놓은 방이다.

22시가 넘어서자 영찬이 관리인을 불러 따졌다.

어떻게 빈방 놓아 두고 사람을 이렇게 짐승처럼 취급 하는지 화가 난 것이다.

영찬이 호통을 치니 관리인도 어쩔수 없이 옆방 하나를 열어 주었다.

그래서 우리팀은 빈방으로 이동해 편안하게 잠자리를 잡았다.

뒤이어 우리팀 여자일행도 불러내 빈방을 널널하게 차지토록 했다.

눕자마자 골아 떨어져 한숨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2시가 좀 넘었다.

화장실을 다녀와 좀 뒤척이다 보니 3시 30분 기상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새벽에 적막을 깨고 산사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경건하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짐을 챙겨 4시에 마등령을 향해 출발을 했다.

아침 공양시간인 6시까지 기다리면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봐 좀 서둘렀다.

30분 정도 랜턴을 비추며 산을 오르니 먼동이 터온다.

 

등산로 주변에는 노천에서 비박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띤다.

산짐승과 뱀이 무서우면 감히 비박은 할수 없을 것이다.

마등령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을 쉬엄 쉬엄 오르니 5시 30분쯤이다.

고지대에 올라 오니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쌀쌀하다.

우리는 자켓을 꺼내 입고 아침 준비를 했다.

버너를 꺼내 라면을 끓여 그 국물에 각자 싸온 햇반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6시 30분쯤 나한봉을 향해 출발을 했다.

그런데 안개가 자욱해 아름다운 전경이 보이질 않는다.

비는 안와서 다행이지만 안개가 걷히려면 10시쯤 되어야 할 것 같다.

나한봉을 오르다 보니 설악산에서만 볼 수 있는 에델바이스가 피어 있다.

 

나한봉을 지나 1275봉 오르는 길은 공룡능선에서 최고의 깔닥고개다.

2시간 정도 걸려 8시 30분쯤에 1275봉 안부에 도착했다.

 

우리는 안개 걷히기를 기다리며 여기에서 한참을 쉬었다.

휴식을 취하며 지나가는 등산객의 옷차림새를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그중에서 50리터 이상의 대형배낭에 비박장비를 맨 사람들이 제일 부럽다.

쉽게 볼 수 없는 50만원대 이상 그레고리배낭 등도 쉽게 눈에 띈다.

사실 원정 산행에서는 착용감이 뛰어난 고급 배낭을 메야 한다.

20kg이상 무게를 짊어지고 장거리를 걷다보면 제일 먼저 어깨가 아파 온다.

1275봉 안부에서 하산하는 길도 꽤 난코스다.

지금은 쇠말둑 등이 잘 박혀 큰 어려움 없이 지나갈 수가 있다.

10시쯤 되어 1275봉을 내려오니 안개도 걷히고 가시거리가 좋아진다.

공룡능선은 청명한 날씨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산행의 맛이 반감된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풍광은 장관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네번째로 오르지만 오를 때마다 새로운 것 같고 그 맛이 다르다.

그중에서도 1275봉에서 신선봉까지가 최고의 구간이라 생각된다.

정면의 대청봉과 화채능선 우측으로 용아릉과 좌측의 범봉이 절경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공룡 등지느러미 모양의 기암기석도 조각작품 같다.

 

11시 30분쯤 신선봉에 도착하여 우리는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데 일행 중 현순이 1275봉을 하산하면서 부터 없어 졌다.

계속 걱정을 하며 오느라 산행의 기분이 좀 상하기도 했다.

헬기가 지나가면 현순을 구하러 가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된다.

겨우 핸드폰 통화를 하여 신선봉에서 기다리라 했는데 보이질 않는다.

이젠 핸드폰 통화를 시도해도 받지를 않는다.

분명 앞서 갔는데 기다리지 않고 먼저 가버린 그녀가 야속하다.

단체행동에서 한사람이 속을 썩이면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무슨 사고라고 나면 산행의 즐거움은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신선봉을 하산하는데 현순한테서 문자가 왔다.

무너미 고개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서둘러 무너미 고개에 도착하여 현순과 합류했다.

아직 점심도 못 먹고 1시간 이상을 기다렸다고 한다.

현순은 어깨가 아파 먹을 것을 모두 우리 배낭에 옮겼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이 앞서 간줄 잘못하고 우리를 찾아 계속 앞으로만 나간 것이다.

핸드폰도 고물이라 지나가는 사람한테 빌려서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우리 배낭에서 햇반을 꺼내 김치에 점심 식사를 간단히 하도록 했다.

 

 13시 30분쯤에 무너미 고개에서 천불동계곡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천불동계곡은 비가 꾸준히 내려 유량이 풍부해 물줄기가 아름답다.

  

14시 30분 양폭산장에 도착하니 모두가 지쳐 온다.

양폭산장 휴게소에서 마지막 남은 간식으로 기력을 돋운다.

 

양폭산장에서 비선대까지 2시간 하산길이 참 지루하다.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건만 눈에 잘 들어 오지도 않는다.

양귀비는 다리가 풀려 넘어졌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잠시 계곡물에 탁족을 하며 휴식을 취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16시 30분 귀면암을 지나 비선대에 도착했다.

용대리에 세워 놓은 차량은 4만원에 외설악주차장으로 이동 시켜 놓았다.

내일 점심때 가기로 되어 있던 회집을 오늘 저녁에 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내일은 연휴 끝이므로 차량 정체를 감안해 일찍 귀경키 위해 서다.

17시 30분 우리는 이틀에 걸친 18시간의 대장정 산행을 마쳤다.

모두가 피곤함을 잊고 잠시라도 성취감에 빠져 본다.

외설악 주차장에서 우리는 바로 물치항으로 직행을 했다.

18시 단골식당 경희네에 도착하여 회가 남을 정도로 실컷 먹었다.

이 식당은 해마다 설악산에 오면 들르는 영찬의 단골식당이다.

회도 1인당 15,000원이면 양것 먹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준다.

 

소주도 한잔씩 곁들여 저녁을 해결하고 바다바람도 쐬었다.

8시30분쯤 숙소인 설악동 콘도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었다.

지하 싸우나탕으로 이동하여 흘린 땀을 씻고 22시 곤한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아침 7시에 기상하니 미팅과 들꽃이 아침상을 푸짐하게 차린다.

김장김치를 직접 싸가져와 삼겹살을 넣고 찌게를 끓인다.

상추와 풋고추,오이, 된장도 싸가지고 왔다.

심지어 쌀도 싸가져와 밥을 한다.

여자들은 대개 외출하면 손에 물도 안묻히고 공주취급 받으려 한다.

그런데 뜻밖에 이런 여인들을 보게 되니 당황스럽지가 않을 수가 없다.

사람은 확실히 겪어 보지 않고 쉽게 평가할 일이 아니다.

우리는 아침 식사를 하며 김치찌개 맛에 감탄을 연발했다.

 

고마움에 설거지라도 하려 하니 접근을 한사코 못하게 말린다.

영찬이 그 고마움에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춘천을 경유하여 집에 가겠단다.

호반의 도시 춘천을 드라이브하고 춘천닭갈비도 맛을 보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9시 30분쯤 미시령 옛길을 드라이브 하여 홍천을 경유 13시 춘천에 도착했다.

영찬 단골집인 통나무닭갈비집에 들러 원조 닭갈비 맛을 보았다.

확실히 음식은 원조집을 찾아야 그맛의 진수를 알수가 있다.

 

14시 의암호를 지나 북한강을 끼고 경춘가도를 달린다.

이 구간은 청춘남녀들이 데이트 하기에 적격인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다.

남양주 운길산밑에 도착하니 봉근형님이 직여주눈는 동치미국수집으로 안내한다.

오늘 기분이 너무 좋아 피날레(finale)로 한턱을 쏘려는 것이다.

처음 맛보는 얼큰하고 시원한 동치미 국물 맛이 정말 직여준다.

계속하여 쉬지 않고 먹어 놓으니 배는 완전 포화상태다.

소화기관이 놀래서 감당할 수 있을지 내일이 걱정 된다.

그래도 역시 놀러가면 먹는 재미가 최고다.

연휴 마지막날인 데도 생각 같이 차는 밀리지 않고 잘 빠진다.

17시가 좀 넘어 잠실역에 도착하여 2박3일 긴여정의 산행을 마쳤다.

아무래도 이번 산행은 운전을 도맡은 영찬이 고생을 젤 많이 한듯하다.

각자 자기가 할일을 찾아 콤비를 이루어준 다른 일행들도 고생 참 많았다.

집을 떠나 고생을 하고 나면 집과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나 느끼게 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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