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13. 16:38ㆍ100대명산
♧ 산행장소 : 망산, 소매물도(거제도)
♧ 산행일시 : 2008. 4. 19(토)
♧ 산행코스 : 망산-소매물도
♧ 동 행 자 : 영찬,상군,명숙,봉근(4명)
오늘은 금요일 밤에 떠나는 무박산행이다.
버스안에서 잠깐 눈을 붙이고 산행을 해야 하므로 부담이 된다.
게다가 목요일에 술을 많이 마셔 금요일에는 한끼 밖에 못먹었다.
회비만 입금하지 않했으면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밤11시 양재역에서 명숙과 함께 안전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영찬은 신갈에서 타고 상군은 거제도에서 합류했다.
버스안에서 열심히 자려고 노력해도 깊은 잠이 안든다.
3시반 고성휴게소에 도착하니 아침을 먹으라고 한다.
달빛아래서 노천에 둘러 앉아 비몽사몽 아침을 챙겨 먹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에 올라 잠을 청했다.
배가 포만해지니 금새 깊은 잠에 빠져든다.
5시 50분쯤 거제도 망산입구에 도착했다.
오늘은 2년전 일출을 보러 올라간 코스의 역방향으로 산에 올랐다.
등산로에 접어드니 이름 모를 산새들의 울음소리가 청량하다.
30분쯤 오르니 아침 해가 찬란하게 밝아 온다.
밝은 햇살을 맞이 하니 정신이 좀 든다.
건너편 가라산 노자산도 한눈에 잡힌다.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이 환상적이다.
대병대도,소병대도,매물도,소매물도,성문도,가왕도,소지도,욕지도,대덕도 등
8시쯤 망산 정상에 도착했다.
2년전에 다녀간 기억이 전혀 나지 않고 처음 온 것 같다.
가져온 음식들을 꺼내 놓고 정상주 한잔을 했다.
그제 술먹고 고생했을 때는 술을 끊겠다 다짐했는데 그때 뿐이다.
망산 정상에서 잠시 주변경관을 감상후 1시간쯤 걸려 하산을 완료하였다.
9시 30분 저구항에 도착하여 소매물도행 여객선에 올랐다.
여객선에 자리를 잡으니 잠만 �아지고 낭만은 없다.
그래도 잠시 갑판에 나가 출렁대는 파도와 함께 기분을 내본다.
소매물도행 여객선 이용요금은 왕복 18,000원에 30분정도 소요된다.
소매물도는 등대가 있는 우리나라 섬 중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이 가고 싶은 섬 1위로 꼽히기도 한다.
소매물도에 가는 배안에서 가장 눈에 띠는 풍광은 오륙도이다.
5개인 바위섬이 간조때가 되면 6개가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막상 소매물도에 도착하니 소문만큼은 못하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적용해도 될 것 같다.
지난주 외도 갔을때도 실망을 많이 했는데 여긴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아무래도 머릿속에서 그린 기대감이 너무 컷기 때문일 것이다.
4시간 동안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오후 3시까지 내려와 다시 돌아가는 배를 타면 된다.
섬으로 오르는 도로는 60년 시골에서 자랄때 골목길과 똑 같다.
몇채 안보이는 주택은 폐가 상태로 볼품이 없이 흉물스럽다.
재래식 화장실에서 나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한쪽에서는 포크레인을 동원하여 �션을 짓느라 굉음이 요란하다.
10분쯤 언덕을 올라서니 초등하교 폐교가 나타난다.
학교안에서는 영화촬영중이라 들어갈 수가 없다.
10여분을 더 올라가니 소매물도의 정상 망태봉(157.2m)이다.
망태봉 정상을 조금 내려서니 드디어 언덕위의 등대섬이 보인다.
푸른 초원위에 하얀 등대와 파란 바다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등대우측을 감싼 병풍바위도 절경이다.
사진작가들이 욕심낼 만한 경관이 아닌가 생각된다.
망태봉에서 등대섬으로 가려면 바닷길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11시 30분부터 16시30분까지 간조시간에는 이 바닷길이 열린다.
70m의 몽돌 자갈길이 열려 걸어서 건너갈 수가 있다.
등대섬에는 계단이 정비가 잘되어 있다.
그림같은 등대지기 숙소와 태양열 발전시설도 참 이국적이다.
우리는 계단으로 올라가지 않고 초원을 가르질러 좌측 해안으로 올라갔다.
낭떠러지 막다른 곳에 올라서니 병풍바위가 지척으로 보인다.
아련하게 보이는 지느러미섬도 아름다움을 더한다.
낭떠러지에 걸터 앉아 파란바다를 내려다 보며 술을 마시니 취하지도 않는다.
아름다운 곳을 찾아 헤매는 자만이 맛볼 수 있는 축복이 아닐까!!
우리는 행복감을 만끽한 후 등대가 있는 정상쪽으로 올라갔다.
등대에 도착하니 촛대바위 등 각종 기암기석이 반긴다.
등대를 한바퀴 돌아 등대지기 숙소쪽으로 내려왔다.
숙소앞에 설치된 등대안내문을 보니 이곳 등대는 1917년부터 불을 밝혔다.
등대지기하면 왠지 삶이 외로워 보이지만 낭만이 있어 보인다.
몽돌 바닷길을 다시 건너 망태봉 우측길로 우회하여 공룡바위에 올라섰다.
뒤돌아 보는 등대섬이 새로운 맛으로 다가온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쯤이다.
돌아가는 배를 타려면 1시간 여유가 있다.
선착장에서 이곳 원주민들이 직접 채취한 해삼 멍개를 맛보려 맘먹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시간이 당겨져 계획대로 되지를 않했다.
이고장 특산물을 맛보지 못하고 떠나려니 아쉬움이 남는다.
배에 승선후에는 대자로 누워 골아 떨어졌다.
한숨 꿀잠을 자고 하선 안내방송에 잠이 깼다.
왠지 한해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나이는 못 속인다는 말인가!!! -끝-
1980년대 말 소매물도에는 20여 가구가 살고 있었고, 이 섬을 찾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섬 사람들은 오로지 어업을 통해서만 생계를 꾸려갔고, 섬을 떠나 뭍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섬의 집한채와 땅을 팔아서는 뭍에서 월세방 하나도 얻기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에서 낚시를 왔던 어떤 이들이 섬을 다시 찾아, 당시 한채에 100여만원 하던 집을 1,500만원을 줄테니 팔라고 한다. 게다가 집과 땅을 다 팔고도 이곳에서 살고 싶을 때까지 계속 살면서 땅을 사용해도 된다는 약속까지 해주니 당시 사람들은 너도 나도 모두 팔아 버렸다. 결국 소매물도 전체는 서울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5명의 사람들에게 모두 팔렸다고 한다. 1990년대 말 IMF를 맞아, 당시 섬을 사들였던 5명 중 단 한명를 빼고는 모두 사업을 실패 하여 해외 도피 등으로 잠적해 버렸다. 남은 한 사람이 섬을 관리하기 힘들자, 관리인을 정하여 섬을 관리토록 하였지만, 2년여간 이 섬의 관리를 맡았던 관리인은 관리비를 받지 못해 법원에 소송을 걸어 승소하였다. 법원 경매에 의해 이 사람은 소매물도를 단돈 3억 8000만원에 사들였다고 하니, 대단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다. 한해 10만명 이상이 찾아드는 소매물도는 결국 지금 살고있는 주민들의 것이 아니다 |